본문
자녀법인에 부모 가수금 21억 무이자 대여,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이유
최근 자산가들 사이에서 자녀가 주주인 법인(자녀법인)에 부모의 자금을 무상으로 대여하는 방식이 절세 전략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법인에 투입한 자금(가수금)을 일정 금액까지 무이자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런 단기적인 이익 뒤에는 상속 시점의 리스크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1. 21.7억원까지는 증여세 없이 무이자로 대여가 가능하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타인으로부터 금전을 무상 또는 저리로 대여받아 이익을 얻은 경우 그 이익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증여세과 과세된다. 이 때 차입자가 ‘개인’인지 ‘법인’인지에 따라 기준에 큰 차이가 있다.
1) 개인이 차입할 경우
증여이익이 연간 1000만원 미만일 때 증여세가 제외된다. 이를 역산하면 약 2억1700만원까지 무이자 대여가 가능하다.
<부모가 자녀(개인)에게 자금을 대여하는 경우>
•증여이익 산정
대여금 × 적정이자율(4.6%) - 실제 지급 이자
•과세 문턱
위 산식에 따른 증여이익이 연 1000만원 미만일 경우 증여세 부과대상에서 제외
▷개인이 무이자로 대여 가능한 금액
1000만원 / 4.6% = 217,391,304원
2) 자녀법인이 차입할 경우
법인이 얻은 이익은 주주 1인당 연간 1억원 미만일 때 증여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된다. 즉 주주가 1명인 법인이라면 약 21억7000만원까지 무이자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으며, 주주의 수가 많아질수록 무이자로 대여 가능한 금액을 늘릴 수 있다.
따라서 자녀가 소액의 자본금으로 법인을 설립한 뒤 부모의 지금을 빌려 활용하면, 당장의 증여세 없이 최소 20억원대의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사업의 자금으로 활용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게 된다.
<부모가 자녀법인(1인주주)에게 자금을 대여하는 경우>
•증여이익 산정
대여금 × 적정이자율(4.6%) - 실제 지급 이자
•과세 문턱
위 산식에 따른 증여이익이 연 1억원 미만일 경우 증여세 부과대상에서 제외
▷무이자로 대여 가능한 금액
1억원 / 4.6% = 2,173,913,040원
2. 부모에게 가수금 상환하지 않은 채로 상속이 개시 될 경우 직면하게 되는 문제
문제는 가수금을 제공해준 부모가 사망하였을 때 발생한다. 부모의 가수금 자체는 채권으로서 상속재산에 100% 합산된다.
부모의 자산이 예금자산으로는 남아있지 않지만, 현금이 채권으로 형태만 바뀌어 상속재산가액으로 과세되므로 상속세 절감 효과가 없다.
만약 자녀법인의 경영 악화로 가수금 채권을 상속인들이 단기간 내에 회수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세법상으로는 채권 잔액 그대로 상속재산가액에 해당하여 상속개시 후 6개월 이내에 상속세 신고·납부를 마쳐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 할 수 있다.
또한 자녀법인의 가수금에 대해 미지급한 이자상당액은 돌아가신 부모님이 법인에 증여한 것으로 보아 사전증여재산으로 가산되어 상속세가 부과된다.
최근 과세관청과 심판원은 자녀법인이 부모로부터 21억 7000만원 이하로 무상 대여할 경우 주주 개인의 증여세 면제와 별개로, 부모가 자녀법인에 이자 상당액을 사전증여한 것으로 보아 상속재산에 가산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조심2024중5770_25.3.21) .
즉 자녀법인은 상속인 외의 자로 상속 개시 5년 이내 사전증여재산이 합산이 되므로, 가수금 채권 잔액 외에도 5년 치 이자상당액이 사전증여재산으로 얹어져서 상속세 부담을 과중시킨다.
상속 개시 당시 가수금 채권 21억원일 경우
상속세 과세가액 : A + B = 25.83억원
A. 가수금 채권 : 21억원
B. 사전증여재산 : 21억원 × 4.6% x 5년 = 4.83억원
3. 가수금에 대한 전략적인 사후관리가 필수
결국 금전무상 대여를 활용하는 방법은 어디까지나 자녀에게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부를 축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일 뿐, 가수금을 장기적으로 방치할 경우에는 절세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상속세 부담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자녀법인을 통해 가수금을 적절하게 활용할 경우 간접적으로나마 자산 이전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맞춰 가수금을 단계적으로 상환하거나, 일부는 채무면제이익으로서 법인세로 납부하는 등의 출구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부를 이전시키는 데에는 반드시 어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당장의 달콤한 혜택에 안주하는 대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세무적인 리스크에 대해 충분히 검토한 후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나갈 것을 권장한다.
- 다음글상속 전 인출, 정말 안전한가 – 추정상속재산의 함정 26.03.03